어린 시절엔 하루해가 여삼추(如三秋) 같았고, 서른에서 마흔까진 더딘 구석도 있더니만 눈 깜짝할 새 또 한해가 훌쩍 지나갑니다. 크게 한 일도 없이 또 다시 한해가 저물고 있습니다. 자신의 옷을 다 벗어버린 앙상한 나무들이 어느 해 보다 쓸쓸히 느껴집니다. 옷을 다 벗지 않으면 겨울에 내리는 눈을 떠안고 서 있질 못하기에 가볍게 자신을 비워놓고 눈을 기다리는 모습이 쓸쓸해 보입니다. 눈이 너무나 많이 내린 작년에 놀라서 인지, 그 넓은 잎에 앉을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가지와 줄기가 부러질 것이 두려워 자신을 철저하게 비워 눈의 무게를 이기고 설 수 있도록 서 있는 나무들을 보면서, 새해를 맞기 전 우리도 교만한 마음, 지나친 욕심과 모든 죄의 짐을 벗어버리고 새해의 새로운 믿음의 경주를 위해 새로운 마음과 눈으로 주님을 바라보며,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, 힘이 되어 빛나는 희망과 감사의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새해를 맞이했으면 참 좋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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